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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저널 4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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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796회 작성일 07-04-06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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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흥사단이 위탁운영하고 있는 농성문화의집의 정민기 관리팀장이 <광주MBC저널 4월호 문화세설>에 쓴 글입니다.



소소한 삶의 기쁨, 문화수도를 일구어낸다<?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풍경1]

어느 토요일 오후, 농성광장 공원에서 음악소리가 들린다. 주민들은 음악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공원으로 마실을 나온다. 공원 곳곳에 펼쳐진 돗자리와 멍석위에는 일찍 나온 주민들이 삼삼오오 앉아 따뜻한 햇볕을 맞으며 담소를 나누며 뒤늦게 나온 주민들을 맞이한다. 아이들은 뭐가 그리 신나는지 쉼없이 재잘거리며 투호, 링던지기, 칠교놀이, 긴줄넘기 등의 다양한 전래놀이와 솜사탕, 달고나 만들기 등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관에서 준비한 행사에 비해 거창하지는 않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주민들이 소소한 기쁨을 느끼는 모습을 읽을 수 있다.


[풍경2]

문화중심도시홍보관 옆 쌈지공원이 사람들의 발걸음을 잡는다. “자, 이렇게 황토에 담근 후 손으로 짜는거야.” 아이는 엄마, 아빠와 함께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황토염색을 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청소년들이 준비한 다양한 먹거리가 사람들을 모아내고 있으며, 또 다른 한쪽에는 수공예체험을 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있다. 도심속 문화공간을 만들고자 청소년들이 준비한 공연과 다양한 체험행사로 진행된 청소년문화존의 풍경이다.


[풍경3]

청년들이 모였다. 청년들은 없는 살림에 지금껏 터전에서 시민들과 문화실험을 해온 이들이다. 이들은 문화중심도시 광주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자기실천의 경험들을 공유하고, 문제점을 함께 풀어간다. 그리고 네트워크를 이야기 한다. 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을 계기로 청년들은 다시금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문화수도를 준비하는 광주가 시끄럽다. 이미 국제설계경기를 통해 당선된 개방형 지하광장 형태인 문화의전당 '빛과 숲(Forest of light)'이 랜드마크가 약하다며 계획을 갈아엎고 지상으로 올라와 높은 건물을 지어야 한다는 이야기와 함께 대규모 상설공연을 유치할 수 있는 대형 공연장이 필요하다 등의 이야기가 신문을 뒤덥고 있다. 그러면서 목청 높여 자신들의 주장을 설파하는 것이 대다수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낸 것인 양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를 어쩌나. 현장에 몸을 담고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이 모든 것들이 다 부질없는 이야기처럼 들린다. 당장 내 주위에 있는 지극히 평범함 사람들은 문화수도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다. 다만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이 대통령의 공약사항이며 옛 도청자리에 국립아시아문화의전당이 세워진다는 사실만 알 뿐 그 외에는 그다지 알지도 관심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문화는 소수의 전업 예술가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물론 문화중심도시 광주 또한 소수 예술가들의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랜드마크를 핑계로 지상으로 올라올 대형 건물을 요구하고 대형 공연장을 요구하는 것이 자신들의 밥그릇을 챙기기 위함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건 왜 일까?


시민들에게는 거창한 문화의전당 보다 문화를 향유하거나 체험하며 자유롭게 쉴 수 있는 공원과 소소한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소규모 문화시설이 생활권 곳곳에 늘어나는 것, 그리고 문화강좌나 우리네 일상의 이야기를 다양한 문화작업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 더 값지고 더 재미있고 더 의미 있는 일이 된다. 물론 아마추어인 시민들이 만들어 낸 이야기를 무대에 올릴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는 기쁨을 만끽하게 된다.


앞서 제시한 풍경1, 2, 3과 같은 모습들이 문화중심도시를 꿈꾸는 광주의 모습이지 않을까 싶다. 국립아시아문화의전당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문화수도 광주가 아닌 내가 발 딛고 살아가고 있는 내 삶의 이야기와 동네의 이야기가 곳곳에서 문화작업으로 펼쳐지는 문화수도 광주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적극 지원해야 한다.


다시 봄이 찾아왔다. 이제 또 도심 곳곳에서는 아마추어 예술가들이 준비한 소규모 행사들이 시민들과 만나 소소한 기쁨을 펼쳐낸다. 그들이 초심을 잃지 않고 시민들과 만나 지속적인 문화실험을 실천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지와 격려를 보내주는 건 어떨까? 이 시간에도 시민들과 함께하는 문화작업을 준비하기 위해 밤잠을 설치는 활동가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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