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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칼럼 - 최영태 : 옛 도청 별관의 보존문제와 문화전당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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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404회 작성일 08-08-26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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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글은 광주일보 8월 26자 NGO 칼럼에 기고된 최영태 회장의 글입니다 ***

[NGO 칼럼]
                                옛 도청 별관의 보존문제와 문화전당 조성

                                                       
 광주시민들은 광주를 세계적인 민주,인권,평화도시와 아시아를 대표하는 문화도시로 만들고 싶은 큰 꿈을 가지고 있다.
 광주시민들의 이런 비전과 바램을 가장 잘 담고 있는 곳이  도청자리이다.
그곳에는 광주항쟁의 대표적 유적지가 존재하면서 동시에 아시아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핵심인 문화전당이 들어설 곳이기 때문이다.
 
사실 옛 도청 부지처럼 좁은 공간에 5.18사적지를 온전하게 보존하면서 동시에 문화전당을 짓는다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 결정이 내려진 지 이미 수년이 지났고 지금은 설계도까지 완성된 상태이다.
비록 좁은 공간이지만 그곳에 5.18사적지의 본류를 잘 보존하면서 동시에 훌륭한 문화전당을 짓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다행히 문화전당 설계도에는 5.18사적지의 보존을 위해 애쓴 흔적들이 많이 엿보인다.
 본관 등 사적지의 많은 부분을 보존하고, 더 나아가 다른 문화전당 건물은 지하로 배치한 대신 5.18사적지만 지상으로 배치하여 5.18사적지들이 문화전당의 중심 위치를 차지하도록 했다.
항쟁정신과 문화가 함께하는 세계적인 명소가 될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쟁의 격전지 중 하나였던 별관의 철거계획은 5.18을 기억하고 또 그 사적지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큰 당혹감을 안겨준다.
5.18관련 단체들이 별관 앞에서 철거를 반대하며 두 달 가까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

그러나 필자는 감히 별관의 온전한 보존을 주장하는 분들에게 프랑스혁명의 상징적 건물이었던 바스티유 감옥의 철거사례를 상기시키고 싶다.
지금부터 10여 년 전 사회당 출신 미테랑 대통령은 바스티유 감옥을 헐고 그곳에 파리를 대표할 오페라 극장을 지었다.
대신 바스티유 감옥의 흔적들(벽돌등)은 파리 곳곳에 진열시켜 그 정신을 이어가게 만들었다. 화석화된 감옥 터를 대중들이 즐겨 찾는 문화의 광장으로 탈바꿈시켜 더 많은 사람이 일상적 삶 속에서 혁명정신을 공유하게 하자는 것이 미테랑의 의도였다.

농성하시는 분들이 문화전당이 잘 지어져야 5.18도 더욱 빛날 수 있다는 자세로 별관문제에 접근해 주기를 바란다.
 옛 도청 터는 5.18 사적지와 문화전당을 공존시킴으로써 바스티유 감옥 터보다 더 좋은 조건을 갖추었다.

그러나 문화도시추진단에게도 부탁하고 싶은 게 있다.
문화전당은 다른 곳에도 지을 수 있지만 5.18사적지는 그럴 수 없는 성격의 것이다.
 5.18은 이미 세계적인 브랜드를 가진, 광주시민 만이 아닌 세계인들의 귀중한 자산으로 자리매김 되고 있는 곳이다.
굳이 따지자면 5.18사적지는 문화전당보다 상위의 가치를 가진 공간이다.
옛 문화재의 가치에 대한 인식이 날로 새로워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훗날 문화전당의 일부를 철거하고 대신 그 자리에 다시 별관 건물을 복원하자는 주장이 전혀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추진기획단이 별관의 보존을 주장하는 분들의 충정을 이해하고 좀 더 능동적으로 대안 모색에 나서주기를 바란다.
비전문가의 입장에서 이런 제안을 하는 게 좀 뭐하지만, 별관의 역사적 가치와 상징성을 고려해 그것의 3분의1 정도라도 보존 할 수는 없는지 묻고 싶다.
 설계도상 그 정도의 보존은 기술적으로 크게 어려움이 없을 것 같고 또 전체 구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최영태 <광주흥사단회장, 전남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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