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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태 회장 "입학사정관제 시행과 조급주의" 기고 (광주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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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395회 작성일 09-11-1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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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학사정관제 시행과 조급주의 >                                                               
                                                                                          기사 게재일 : 2009-11-18 07:00:00
 
 
 부존자원이 부족한 한국사회에서 고등교육은 국가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대학입시를 목표로 한 과열된 교육열은 갖가지 부작용도 낳았다.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 인성교육의 소홀, 비합리적인 인력 수급 등은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게다가 과열된 고등교육의 열기에도 불구하고 한국 대학의 세계적 위상은 별로 높지 못하다. 입학사정관제의 도입은 바로 이런 배경 속에서 나왔다.

 입학사정관제의 도입 목적은 과거처럼 정규 교과영역, 그것도 국·영·수 중심의 학생선발방식에서 탈피하여 비록 정규 교과목 전체에서 골고루 우수하지 않더라도 특정 교과목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하여 그 방면을 잘 계발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은 학생들을 발굴하는 데 있다. 또 비록 교과영역에서 우수하지 못하더라도 리더십이 뛰어나거나 봉사정신이 투철한 학생 등 비교과 영역에서 훌륭한 능력과 성품을 가진 학생들을 선발하여 키우자는데 목적이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말하기를 성공의 비결은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분야, 가장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야를 계발하는 것이라고 한다. 입학사정관제가 추구하는 방향도 이와 같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사회에서 입시정책은 그렇게 순수하게 그리고 이상적으로만 접근할 수 없는 성질의 것임이 지난 역사에서 여실히 입증되었다. 우리나라의 입시정책이 실패한 데에는 입시정책 자체의 잘못 보다는 오히려 입시정책이 사회현상과 유리된 채로 입안되는 데에 보다 큰 원인이 있다. 출세·물질 지상주의, 학벌 중심의 사회 풍조, 갈수록 심화되는 수도권 대학 선호풍조 등 우리 사회의 부정적 사회현상이 시정되지 않는 한 그 어떤 입시정책을 시행하더라도 그 효과는 반감되고 만다. 풍선의 어느 한쪽을 누르면 누르지 않은 부분이 튀어 오르는 소위 ‘풍선효과’가 입학사정관제의 경우에는 전혀 출현하지 않을 지 궁금하다.

 거듭 말하지만 입학사정관제는 매우 좋은 제도이다. 그러나 이 제도가 본래 취지대로 성공하려면 정부와 대학이 모두 자기 절제와 함께 이 제도가 순기능을 수행하도록 철저한 준비와 대책을 먼저 수립해야 한다. 우선 정부는 사정관제의 시행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되 각 대학이 대학 사정과 여건을 감안하여 자율적으로 시행여부 및 시행속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지켜보고 필요할 경우 제도적·재정적 지원만 하겠다는 절제된 자세를 가져야 한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사정관제의 확대 시행을 독려하고, 이를 받아 교육과학기술부가 재정적 지원을 무기로 각 대학들을 직·간접적으로 독려하는 작금의 상황은 우려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대학은 우리 사회 최고의 정책집단이다. 이번에도 정부와 대통령이 한 마디 하니까 너도나도 경쟁적으로 입학사정관제의 도입과 확대를 발표하는데 이것은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 이제 막 학부형과 교사, 학생들이 입학사정관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대학은 2010년 입시에서 입학사정관제에 의해 선발하는 입학정원을 2009년 입시 때보다 6배나 많은 26만여 명으로 확대시킨다고 발표하였다. 대학은 과연 이렇게 확대시켜도 될 만큼 준비를 철저히 했는가? 대학은 잠재능력을 가진 학생을 받아들이는데 그치지 않고 이들의 능력을 최대한 계발시켜줄 수 있는 있는 교육시스템도 동시에 개발해야 한다. 그것이 입학사정관제가 추구하는 진정한 목표이다. 입학사정관제에 의한 입학정원은 위의 두 가지 모두를 준비한 수준만큼만 확대하겠다는 절제된 자세와 자율성, 책임의식이 절실히 요구된다.

                              최영태 <전남대 교수 · 광주흥사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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