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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청소년 무엇을 이야기 해야 하는가? (본부 뉴스레터201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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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종화
댓글 0건 조회 6,408회 작성일 10-03-30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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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한·일 청소년 과연 무엇을 이야기해야 하는가? (한일청소년공동볼런티어 활동 사업 후기)


광주흥사단 사무국장 이종화


한·일청소년공동볼런티어활동사업은 일본 외무성의 ‘21세기 동아시아 청소년 대 교류계획(JENESYS PROGRAMME)’ 의 일환으로 일한문화교류기금이 주최하는 사업이다. 한국에서는 청소년단체협의회가 공동주최로 참가하였다. 동아시아 청소년들의 양국간 크게는 동아시아와 일본국간의 이해를 돕고 상호교류를 통한 상호우의증진에 그 목적이 있다 한다. 동아시아 청소년 대 교류계획 속에는 다양한 국가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겠지만 금번 프로그램은 한국의 청소년과 청소년지도사들을 일본에 초청하여 한·일 양국간 공동의 현안에 대해 상호 교류하고 이해하는 것이 세부목표라 할 수 있다. 그 공동현안이라는 것은 해안쓰레기문제에 관한 것이다.

해안쓰레기문제? 아마도 나와 같은 환경문제와 국제문제에 관해 큰 관심을 두지 않는 일반인이라면 조금은 의아할 것이다. 평소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던 해안쓰레기 문제가 한일 양국 청소년들이 만난 논의할 현안이라는 데 그 문제애 대해 인정은 되지만 왠지 당장 눈앞에 중간고사 보다는 수능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고등학생 신입생 같은 기분이었다 랄까.. 이에 대한 결론은 글 후미로 미루고..

우리 방문단은 6박7일간의 여정동안 크게 초정관련단체 및 기관(문무성, 한일문화교류기금), 환경관련 단체 및 학교 방문활동(돗토리환경대학, 미야코에코로지센터, 롯본기힐즈), 돗토리환경대학교 학생들과 함께한 해안정화활동 및 한일 참가자들 간의 토론으로 구성되었다. 해안쓰레기 문제는 한일 양국이(그리고 전 세계가) 바다로 이어져 있다는 데서 원인이 된다. 즉 한국에서 버린 쓰레기 문제는 결국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바다로 유입된 쓰레기가 일본의 해역까지 닿아 일본쓰레기문제가 된다는 점이다. 이는 굳이 한국이 가해자고 일본이 피해자라고 점이 아니라 일본의 쓰레기 또한 바다로 유입되어 태평양으로 흘러들어간다. 이러한 해안쓰레기 문제는 최근 방송에서 공개된 북태평양의 거대한 쓰레기 섬 미국 하와이주 해상에 한반도 면적의 7배에 달하는 초대형 쓰레기섬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그 문제의 심각성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쓰레기섬은 원형순환해류와 바람 때문에 한곳에 쓰레기들이 모여들며 만들어 지게 되었으며 80%가 비닐과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져있다. 쓰레기섬은 천천히 몸을 키워가며 바다 생태계를 교란시킨다. 이 부근에서 발견된 거북이와 새들의 사체 안에는 각종 쓰레기와 플라스틱조각들로 가득 차있기도 하다.

해안쓰레기 문제를 눈으로 깨닫게 된 일은 사전 교육과 강의를 통해서가 아니었다. 돗토리환경대학 학생들과 함께 직접 해안으로 나가 해안정화활동을 펼친 우리 눈앞에 한국의 소주병, 음료수병, 심지어 찢긴 장판조각 까지 선명한 한글이 적힌 쓰레기가 발견된 것이다. 우리는 한국쓰레기를 줍고 있지만 이곳은 분명 일본의 돗토리현 해안가가 분명했다. 해안 정화활동 이후 일본의 대학생들과 해안쓰레기 문제에 대한 한·일 양국 청손년들이 공동으로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갖었다. 해안쓰레기 문제를 위한 한·일청소년 공동 행동의 날을 정하자! 쓰레기분류에 관한 공동 기준을 마련하자! 쓰레기 수거에 인센티브를 주자!(쿠폰이나 지역화폐) 등 실제 적용 가능한 다양하고 현실적인 아이디어에 모두들 보람을 느낀 양국 청소년들의 만남이었다.

그러나.. 왠지 모를 아쉬움과 허전함이 마음 한켠 가득하다. 해안쓰레기문제는 분명 한·일 양국이 나서 공동으로 해결해 나갈 현안임에는 틀림없다. 단순히 한국청소년들이 우리 쓰레기가 일본 해안까지 떠밀려 와서 일본인들이 피해를 입는구나 하고 생각할 단순한 사항이 아니다. 이 문제는 한·일 양국의 문제만이 아니라 나아가 전 세계 국가가 공동의 문제인식을 갖고 풀어갈 전 지구적 환경문제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나에게 한·일 양국 청소년들이 타국의 청소년을 만나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격의 없는 사귐을 나누는 현장에서 정작 일순위의 화제는 해안쓰레기문제가 아니었다. 이는 만남의 목적이 규정한 주제를 넘어서 그 이전에 한국인과 일본인이 한국의 청소년과 일본의 청소년으로서 대화를 조금만 이어가다 보면 금새 한국의 문화는 어떤 것인지? 일본 청소년들의 문화는 어떤 것인지? 왜 한국은 독도라 부르는 섬을 갖고 일본은 다께시마라는 섬을 갖고 있는 것인지 한·일의 역사, 일·동아시아의 역사를 일본 청소년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 지 어떻게 교육받고 있는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우리 관계의 궁금증들이 자꾸만 불거져 올라온다. 그러나 이러한 대화는 금기되고 터부단어가 되었다. 왜일까?

과연 한·일 양국 청소년들이 문화외교에서 공동목표를 성취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진정한 상호우의 증진과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 양국 청소년들이 배우고 깨닫고 토론해야 할 것들은 무엇일까?

왠지.. 이번 한·일청소년공동볼런티어활동 사업은 위에서부터 하나씩 천천히 풀어가야 할 시험지 문제 중 난이도가 낮은 가장 쉬운 문제를 찾아내버린 꼴이다. 결국 어렵지만 중요한 문제는 외면해 버린채 쉬운 문제만 풀고서 제출한 시험지의 점수는 한·일 양국이 만족할 만한 점수를 받을 수 있을까?

혹시나 일본 외무성의 ‘21세기 동아시아 청소년 대 교류계획(JENESYS PROGRAMME)’ 이 허울만 거창하고 포장된 채로 역사의식이 아직 채워지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진정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과거 속 일본의 어두운 면을 지우고 덮어 버리고 마치 일본이 아시아의 공동문제들에 앞서 나서는 모범국가로 인식되는 다른 이름의 황국화가 되지는 않길 바래본다.

(2010년 3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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